Introduction
악안면 영역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은 제 5 뇌신경으로, 가장 크고 주요한 뇌신경 중 하나이다. 이 신경은 감각과 운동 기능을 모두 지닌 혼합신경으로, 얼굴의 감각을 전달하고 저작근을 지배하여 씹기 운동을 담당한다. 삼차신경은 해부학적으로 세 개의 주요 가지, 즉 V1 (안신경, ophthalmic nerve), V2 (상악신경, maxillary nerve), V3 (하악신경, mandibular nerve)로 분지된다[1,2].
삼차신경통은 얼굴 부위에서 빈발하는 질환 중 하나로서 삼차신경의 영향을 받는 영역에서 짧지만 강렬하며,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전기 충격과 같은 발작성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3,4]. 그러나 이러한 만성통증은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도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4,5]. 삼차신경통의 유병률은 0.03–0.3%로,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6,7]. 현재 삼차신경통의 치료법은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 등이 사용되지만 치료 효율이 낮고, 높은 사회적 비용이 요구된다 [8,9]. 이에 따라 삼차신경통뿐만 아니라 악안면 영역에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병성통증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며, 특히 기전 연구를 수행하는 기초 연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임상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삼차신경통 환자의 통증 발생 원인과 기전을 반영한 실험 동물 모델이 개발되지 않아 연구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하며 나아가 연구 결과의 임상적 적용에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통증 관련 동물모델의 장단점을 비교함으로써 임상적용에 적합한 통증 관련 동물모델 개발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Main Text
1. Animal models of trigeminal neuralgia
1) Animal models induced by peripheral nerve injury
현재 신경병성통증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동물 모델은 쥐의 안와하신경을 노출시킨 다음 신경을 결찰하여 만성 통증을 유발시킨 모델이다[10]. 간단히 살펴보면 두피 정중면을 절개하고 두개골을 노출해 안와의 가장자리를 박리하여 안와하신경을 노출한 후, 봉합사로 느슨하게 결찰하여 신경을 손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신경손상을 받은 동물은 수술 후 1–15일에 이르기까지 통증 반응이 약하게 나타나지만, 수술 후 15일 후부터는 심한 기계적 이질통이 발생해 최대 130일까지 유지되었다. 이후 구강 내 절개를 통해 안와하신경을 노출해 결찰하는 방법이 소개되었으며 신경이 손상된 실험동물은 수술 후 4일부터 열과민 통증이 유발되었고 12일까지 통증이 유의하게 지속됨을 확인하였다 [11]. 이러한 실험 방법으로 안와하신경을 손상시켜서 기계적 이질통을 유발시킨 실험이 추가적으로 소개되었다[12]. 신경병성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gabapentin, pregabalin, clomipramine, tramadol 등의 약물을 처치했을 때 통증이 유의하게 감소[13-15]한 실험 결과는 안와하신경 손상으로 야기되는 신경병성통증 실험 모델이 전임상 통증 모델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잘못된 방향으로 임플란트를 식립하여 하치조신경을 손상시킨 신경병성통증 동물 모델이 소개되었다[16]. 흰쥐의 제2대구치를 발거하고 그 자리에 작게 고안된 mini-dental implants를 인위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식립하여 하치조신경을 손상시켜 통증이 발생되도록 만들었다. 수술 후 3일차부터 기계적 이질통이 유의하게 증가하고 약 42 일차부터 통증이 회복되기 시작하여 50일차에는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안와하신경이나 하치조신경을 손상시켜 만든 동물 모델은 실제 삼차신경통의 병태생리 및 통증기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험 모델이 삼차신경통을 연구하는 데에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선행 연구들에서 안와하신경 손상 모델을 삼차신경통 실험 모델로 명명하고 실험에 사용하고 있으며 [17-19], 이러한 신경손상은 실제로는 신경손상성 통증 모델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며 임상적으로 정의되는 삼차신경통의 발병 기전과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2) Animal models induced by compression of the trigeminal ganglion
삼차신경통의 발생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임상 및 조직학적 연구에 따르면 혈관이나 종양에 의해 삼차신경뿌리를 포함하는 중추 부근이 압박되어 병적 변화가 일어나고[20,21], 조직학적으로는 압박을 받은 부위의 탈수초화가 주요 병리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22,23]. 이러한 기전을 재현하여 삼차신경절을 압박하여 삼차신경통을 야기하는 동물모델을 최근 연구에서 보고하였다[24-26]. 삼차신 경절을 압박하여 삼차신경통증을 유발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실험동물 흰쥐를 마취하여 stereotaxic frame에 고정한 후 21 gauge의 삽입용 유도관을 왼쪽 삼차신경절에 삽관하였다. 삼차신경절을 압박하기 위해 삽입관을 유도관 안으로 삽입하고 polyethylene tube (PE50)와 100 μL 해밀턴주사기를 이용하여 38℃로 예열한 4% agar 용액을 주입하여 삼차신경절을 압박하였다[24]. 삼차신경절을 압박한 실험동물은 이질통(allodynia)이 발생하였으며, 수술 후 24일까지 지속되었다가 약 40일에는 수술 전과 유사하게 회복되었다. 그 외에 기계적 통각과민 현상도 발생하였으나 자발적인 긁기 행동, 체중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현재 삼차신경통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carbamazepine을 복강 내로 투여하였을 때 통증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24]. 이러한 실험 결과는 삼차신경절을 압박하여 유도되는 통증 모델이 삼차신경통증 동물 모델로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삼차신경통의 또 다른 원인으로 알려진 탈수초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삼차신경절에 lysophosphatidic acid (LPA) 1 nmol, 3 μL를 주입하여 탈수초화를 발생시켰다[25]. LPA를 삼차신경절에 주입한 실험동물은 7일차에 기계적 이질통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약 100일 이상 지 속되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로 삼차신경절에서 탈수초화 현상이 삼차신 경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Animal models induced by compression of the trigeminal nerve root
임상적으로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가장 많이 압박받거나 탈수초화가 되는 부위이며, 조직학적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위는 삼차신경뿌리 근처로 보고되고 있어 삼차신경뿌리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삼차신경뿌리 압박은 실험동물에서 두개골 전정에서 측면으로 2.4 mm, 후방으로 7.2 mm, 두개골 표면에서 복측으로 8.0 mm에 위치한 왼쪽 삼차신경뿌리에 이루어진다. PE50과 100 μL 해밀턴주사기가 연결된 삽입관을 통하여 4% agar 용액을 주입하고 10분간 굳혀 삼차신경뿌리를 압박하였다(Fig. 1) [26]. 삼차신경뿌리를 압박한 실험동물은 기계적 이질통뿐만 아니라 기계적 통각과민 현상도 나타났다. 이 질통은 수술 후 3일차부터 유의하게 증가하여서 70일차에 회복되었다. Carbamazepine을 복강으로 투여하면 기계적 이질통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신경 압박뿐만 아니라 삼차신경뿌리에 LPA (1 nmol, 3 μL)를 주입하여 탈수초화를 유도한 동물 모델도 소개되었다[27]. 탈수초화된 실험 동물은 수술 후 3일차부터 통증행위반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수술 후 약 130일까지 유지되었다. 최근 연구에서 삼차신경통이 발생한 동물에게 progesterone을 처치하면 탈수초화가 유의하게 억제되었으며 기계적 이질통도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탈수초화가 통증 발생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탈수초화가 통증 발생의 주요 원인 인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종류의 동물 모델은 임상에서 관찰되는 삼차신경통의 증상 및 병태생리와 높은 유사성을 보이므로 삼차신경통의 기전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 임상 모델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2. Investigation of underlying mechanisms for trigeminal neuralgia
현재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삼차신경통의 발생기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요소는 삼차신경뿌리 부근에 혈관 압박이 발생하거나 압박이 발생한 부위에 탈수초화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28]. 혈관 압박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한 결과 약 82%의 환자가 통증이 제거되었는데, 이러한 실험 결과는 물리적 압박이 통증의 근본 원인이며 통증의 소실이 물리적 압박의 해소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29]. 또한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나트륨 채널 차단제인 carbamazepin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점은 다양한 나트륨 채널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30,31].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삼차신경통증 실험 모델은 기존에 연구하기 힘든 삼차신경통의 발생기전을 구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주고 있다. 삼차신경절 압박은 삼차신경 척수감각핵의 꼬리쪽핵에서 신경 교세포 중 하나인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시켜 phosphorylated-p38 (p-p38) 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 발현을 증가시켰으며, 미세아교세포 억제제인 minocycline과 p-p38 MAPK 억제제를 소뇌연수조 내로 투여하였을 때 기계적 이질통이 완화되었다 [32]. 이러한 실험 결과는 신경교세포가 삼차신경통증 발생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며 특히 미세아교세포에 존재하는 p38 MAPK 경로가 통증 발생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삼차신경뿌리 압박은 삼차신경절에서 hypoxia-inducible factor 1-alpha (HIF-1α) 와 nucleotide-binding oligomerization domain, leucine-rich repeat, and pyrin domain-containing protein 3 (NLRP3)의 발현을 유의하게 증가시켰고 다양한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하였다. 삼차신경절에 HIF-1α, NLRP3 억제제를 투여할 경우 기계적 이질 통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도 유의하게 억제되었다 [33,34]. 이러한 실험 결과는 삼차신경뿌리가 압박되었을 때 나타나는 삼차신경통에 삼차신경절의 HIF-1α와 NLRP3 경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다양한 기전 연구를 수행한 실험 결과들은 삼차신경절이나 삼차신경뿌리 부위를 압박한 실험 모델이 삼차신경통의 병태생리를 충실히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기반으로 삼차신경통과 관련된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약물 및 치료 전략의 전임상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3. Development of novel therapeutic approaches based on mechanistic research
현재 삼차신경통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삼차신경통의 약물치료제로 사용되는 1차 치료제 로 carbamazepine이나 oxarbazepine이 사용되고 있다[35,36]. 하지만 두 가지 약물 모두 항간질제 약물로서 중추신경계의 우울증을 유발하여 졸음, 혼란, 불균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36], 약물을 복용한 환자의 25–50%는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37,38].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가진 환자는 미세혈관감압술(microvascular decompression surgery), 감마 나이프 방사선 수술(gamma knife stereotactic radiosurgery), 경피적 고주파 근절술(percutaneous radiofrequency rhizotomy), 경피적 고주파 열응고술(percutaneous radiofrequency thermocoagulation)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는데[39-42], 이러한 치료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통증이 재발할 확률이 높다[43,44]. 그러므로 현재 삼차신경통의 치료에 있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는 Clostridium botulinum에서 생성되는 신경 독소로 안검경련, 반축안면 경련, 경부 근긴장이상증을 포함한 다양한 운동 장애 치료를 포함하여 미용치료에도 사용된다 [45,46]. 최근 연구에서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병성 통증(neuropathic pain), 편두통 등 다양한 통증 질환에서 유의한 통증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다[47,48]. 보툴리눔 독소의 통증 억제 작용은 신경말단에서 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신경펩티드(neuropeptide), 글루타메이트(glutamate) 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차단하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49]. 이러한 실험 결과는 보툴리눔 독소가 다양한 통증 질환의 새로운 치료 약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삼차신경통의 치료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삼차신경뿌리를 압박한 실험동물에서 보툴리눔 독소 A형을 투여하면 이질통이 유의하게 감소되었으며, 삼차신경절에서 증가한 HIF-1α와 interleukin (IL)-1 beta, IL-6, tumor necrosis factor-alpha (TNF-α)의 발현이 유의하게 억제되었다[33]. 이와 더불어 LPA를 이용하여 삼차신경뿌리 부위에 탈수초화를 시킨 실험동물에 보툴리눔 독소 A형을 투여하면 삼차신경절에서 발현이 증가한 NLRP3, IL-1β, IL-18, TNF-α 등이 억제되었다[34]. 이러한 실험 결과들은 보툴리눔 독소가 염증소체인 NLRP3와 사이토카인 경로를 차단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보여주며, 이러한 실험 결과는 향후 삼차신경통 치료제로서 임상적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안면 통증과 관련하여 보툴리눔 독소 E형의 진통 효과를 밝힌 결과도 보고되었다. 흰쥐의 안면 피하조직에 보툴리눔 독소 E형을 투여하면 포르말린이나 Complete Freund’s Adjuvant 주입으로 유도된 염증성 통증을 유의하게 억제하였으며, 하치조신경 손상으로 유도된 신경병성통증도 유의하게 억제하였다[50]. 이러한 실험 결과는 보툴리눔 독소 E형이 삼차신경통에서도 유사한 치료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해 보인다.
Conclusion
삼차신경통은 삼차신경이 분포하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럽고, 강렬한 전기 자극형 통증이 반복되는 신경병성통증 질환이다. 통증은 무해 자극에도 유발되거나 자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원인으로는 혈관 및 신경 압박, 탈수초화, 외상, 종양 등 다양한 요인이 제시되고 있으나 병태생리학적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삼차 신경통의 기전 연구를 위해서 임상적 병인을 충실히 반영한 동물 모델의 확립이 중요하다. 본 연구를 통해 삼차신경통 연구에 사용된 다양한 동물 모델을 고찰하였으며, 그중 삼차신경뿌리를 압박하는 방법과 탈 수초화시키는 방법이 임상적으로 병태생리를 가장 잘 재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차신경통의 임상병태생리를 반영한 동물 모델의 개발을 통해 삼차신경통의 기전 연구가 더욱 심화되고, 새로운 약물 및 치료 전략의 전임상 연구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